독일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까지, 맥도날드에서도 거절당했던 23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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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차는 각 본문 제목에 앵커 링크를 추가하여 활성화하세요.

A Korean person working in a German logistics warehouse. The scene shows a young Asian man in his 20s wearing a warehouse uniform, safety vest, and gloves, scanning packages or moving boxes on shelves in a large warehouse. The lighting is industrial, with high ceilings and warehouse racking visible in the background. The atmosphere is realistic and documentary-style, capturing the experience of working a part-time job in Germany.

제가 독일에 처음 온 건 2010년이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는 23살.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당을 다니고 있었고,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 독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독일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던 시절입니다. 독일어도 서툴렀고, 독일에서 일해본 경력도 없었고, 주변에 일자리를 소개해 줄 만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나 정도는 구할 수 있겠지.”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음식점이나 카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니까 독일에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이 꼭 디자인과 관련되어 있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독일어도 배우고 생활비도 벌면서 학교생활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조차 구할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처음에는 음식점이나 매장처럼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곳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여기저기 지원서를 넣었고, 심지어 맥도날드에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두 곳이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정말 많은 곳에 지원해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기다리고, 또 지원하고, 다시 기다리는 일이 몇 달 동안 반복됐습니다.

그때는 그 상황이 정말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앞으로 독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은 사람인데, 지금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니.

한국에서라면 학생들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조차 여기서는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사실이 꽤 큰 좌절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독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게 정말 가능하기는 한 걸까?’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 구하기였는데, 계속되는 거절은 어느 순간 제 꿈까지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기 어려웠습니다.

독일어 때문인지, 외국인이어서인지, 독일에서 일한 경력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운이 없었던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계속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야 드디어 한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몇 달 만에 연락 온 첫 직장, 냉동 물류창고였다

제가 그렇게 기다려서 처음 구한 일은 제가 꿈꾸던 디자인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습니다.

냉동 물류창고였습니다.

지게차를 이용해 물건을 정해진 위치의 트럭으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몸을 쓰는 일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저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시급도 당시 기준으로 꽤 괜찮았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시간당 약 15유로 정도였는데, 당시 환율로 생각하면 한화 약 2만 원 정도였습니다.

몇 달 동안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 경험을 하고 나니 일이 힘들다는 것보다 ‘나도 독일에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제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독일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지 못해도 업무를 익히고 나면 크게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물론 항상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날은 출근했는데 물량이 많지 않다며 회사에서 미안하지만 오늘은 일이 없다고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기껏 준비해서 일하러 갔는데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허탈했습니다.

그래도 당시의 저는 그 일을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처음으로 기회를 준 곳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

물류창고에서 일하면서도 마음속에는 계속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언젠가는 독일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종종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어도 좋은데.’

‘디자인이 아니어도 좋고, 그림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 제가 원했던 것은 대단한 회사의 디자이너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변화가 하나 생겼습니다.

냉동 물류창고에서 어느 정도 일한 뒤부터였습니다.

독일에서 첫 경력이 생기자 이상할 만큼 다음 일이 쉬워졌다

처음 아르바이트 하나를 구하는 데는 몇 달이 걸렸는데, 한 번 독일에서 일한 경력이 생기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이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이력서에 독일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한 줄 적을 수 있게 된 것뿐인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독일에서 첫 번째 기회를 얻는 것이 정말 어렵지, 일단 한 번 그 문을 통과하고 나면 그 경험이 다음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제가 그렇게 바라던 기회도 결국 찾아왔습니다.

나중에는 작은 회사에서 디자인 인턴으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돈도 벌고, 제가 원하던 디자인 실무 경험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업무도 있어서 학교생활과 일을 병행하기에도 좋았습니다.

냉동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맥도날드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데 과연 독일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23살의 제가, 조금씩이나마 제가 원했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물류창고의 첫 경력은 단순한 아르바이트 한 줄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독일 아르바이트 구하기 팁

지금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는 분이라면 저처럼 몇 번 지원했다가 연락이 없다고 너무 빨리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첫 번째 일을 구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제가 몰랐던 것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1. 처음부터 원하는 일만 찾지 않아도 괜찮다

디자인을 공부한다고 해서 반드시 첫 아르바이트부터 디자인 회사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첫 직장은 냉동 물류창고였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독일에서 일해본 경력이 생겼고, 다음 지원서에는 독일에서 실제로 근무한 회사와 경험을 적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첫 번째 아르바이트의 목적을 꼭 ‘내 꿈에 맞는 직장을 찾는 것’으로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독일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첫 번째 목표를 ‘독일에서의 첫 경력을 만드는 것’으로 조금 낮춰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에게는 그 작은 한 줄이 다음 기회로 넘어가는 발판이 됐습니다.

2. 독일식 Lebenslauf는 미리 제대로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제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찾던 시절에는 독일에서 지원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지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독일식 **Lebenslauf(이력서)**부터 제대로 만들어 놓을 것 같습니다.

학력과 경력을 보기 좋게 정리하고, 지원하는 업무와 관계있는 경험이나 능력은 눈에 잘 띄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경력이 많지 않은 유학생이라면 한국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인턴십, 프로젝트, 학교 활동도 업무와 연결될 수 있다면 너무 쉽게 빼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디자인·IT·마케팅처럼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직종을 공부하고 있다면 간단한 포트폴리오 링크를 함께 준비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3. 독일어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저 역시 처음에는 독일어 때문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르바이트가 높은 수준의 독일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창고, 물류, 생산 보조처럼 비교적 대화가 적은 업무도 있고, 영어를 사용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반대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은 독일어 능력이 훨씬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독일어가 부족하니까 아무 일도 못 할 거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현재 내 언어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저에게는 그 일이 물류창고였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독일 생활과 언어에 익숙해지자 선택할 수 있는 일의 범위도 조금씩 넓어졌습니다.

4. 학교에서 찾을 수 있는 일자리도 꼭 확인해 보자

대학에 다니고 있다면 학교 홈페이지의 Stellenangebote나 Career Service도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HiWi라고 부르는 학생 보조 업무나 학과와 관련된 일자리, Werkstudent 자리, 인턴십 등 의외로 학생 신분을 활용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특히 전공과 관련된 일을 구할 수 있다면 단순히 생활비를 버는 것을 넘어 졸업 후 취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경력까지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결국 디자인 관련 일을 하게 되면서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와 ‘앞으로 필요한 경력’을 조금씩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5. 한두 번의 거절을 내 능력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건 당시의 제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지원서를 보내도 답장이 없고, 면접 기회조차 받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가?’

저 역시 그랬습니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조차 구하지 못했을 때는 독일에서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 자체가 너무 허황된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당시의 거절들이 제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언어, 경력, 지원 시기, 근무 가능 시간, 회사가 원하는 조건 등 채용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는다면 몇 군데 지원하고 기다리는 방식보다는 지원할 곳을 계속 찾으면서 여러 곳에 꾸준히 지원하는 편이 좋습니다.

6. 그리고 무엇보다, 내 비자로 얼마나 일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자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합니다.

저 역시 학생 신분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제가 가진 체류허가 안에서 허용되는 근무 범위를 항상 신경 써야 했습니다.

다만 제가 독일에 왔던 2010년과 지금의 규정은 같지 않습니다.

2026년 현재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는 비EU 국가 출신 유학생은 일반적으로 연간 140일의 전일 또는 280일의 반일 근무가 가능하며, 일정 조건에서는 학기 중 주당 최대 20시간 방식으로 근무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의 학생 보조 업무 등에는 별도의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현재는 순수 어학연수 목적의 체류허가를 가진 경우에도 주당 최대 20시간까지 부업이 허용됩니다. 제가 처음 독일에 왔던 당시와는 제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오래된 블로그 글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유학생은 몇 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문장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본인의 Aufenthaltstitel(체류허가)에 적혀 있는 취업 관련 조건을 먼저 확인하고, 애매하다면 관할 외국인청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맥도날드에서도 거절당했던 내가 결국 독일에서 일을 시작했다

2010년, 23살이었던 저는 독일에서 아르바이트 하나를 구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지원서를 보내고 또 보내도 연락이 없었고, 맥도날드에서도 저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이런 나에게 독일에서 디자이너가 되는 게 가능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제가 몇 달 뒤에는 냉동 물류창고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 경력을 발판 삼아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작은 회사에서 디자인 인턴으로 돈을 벌며 일할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 독일 생활에서 꽤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원하는 길이 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냉동 물류창고에서 시작한 길이 제가 원했던 디자인과 연결될 거라고는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일이 두 번째 기회를 만들었고, 두 번째 경험은 다시 그다음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르바이트가 구해지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다면, 제 경험을 꼭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첫 번째 일이 반드시 내가 원하는 일일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전공과 아무 관계없는 아르바이트일 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힘든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작은 경력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다음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23살의 저는 맥도날드에서도 거절당하고 ‘내가 여기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를 걱정했습니다.

그때의 저에게 지금 한마디를 해줄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조금만 더 해봐. 네가 원하는 일은 아직 안 나타났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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